귀지는 더러워서 꼭 제거해야 할까요?
우리 몸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외부침입을 방어합니다. 코털은 콧속으로 이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고 코딱지나 콧물을 통해 이물질을 밖으로 배출시키기도 하죠. 그렇다면 귀는 어떨까요? 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우리 뇌와 아주 가깝게 자리하고 있는 기관이라 아주 예민하고 중요한데요. 이 귀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귀지입니다. 우리는 흔히 귀지를 더럽다고 생각해서 닦아내려고 하는데요. 귀지가 땀이나 분비물등으로 뭉쳐진 때이기 때문에 귀지가 많으면 청결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귀지는 우리 귀에 꼭 필요한 방어막입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여러 세균이나 이물질들을 막아주어 귓속 다른 조직들을 보호하지요. 그리고 벌레들을 물리치는 독도 가지고 있답니다. 이 독은 약산성의 물질로 귓속으로 들어오는 나쁜 균이나 미세한 벌레들을 죽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귀를 보호는 귀지를 잘 관리해 주는 것이 귀속 건강을 지키는 것입니다. 영아의 경우에 귀속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깨끗한 면손수건으로 귓바퀴 쪽을 닦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기 귀속에 뭉쳐진 귀지들은 어느 정도 뭉쳐지면 조금씩 귀 밖으로 빠져나오기 때문에 인위적인 귀지 제거가 필요 없는 것입니다. 혹시나 목욕 시 귀속에 물이 들어갔다거나 꼭 면봉으로 닦아내야 하는 경우라면 신생아면봉을 사용해 주고 재사용은 금합니다. 면봉 사용 시 면봉솜의 반정도는 보이도록 넣어서 살짝 굴리듯이 돌려서 물기만 제거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이 많이 들어갔을까 걱정되어 깊숙하게 넣으면 고막을 손상시키거나 아기의 약한 귀속 점막을 다치게 할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합니다.
귀지를 빼내야 하는 경우
그럼 어떤 상황일 때 귀지를 빼내 주어야 할까요? 일단 정기적인 검진으로 귀속 상태를 확인해 주는 것이 좋은데요. 영아의 경우 귀가 불편하거나 문제가 있을 때 표현을 정확하게 할 수 없어 엄마가 문제를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귀지가 너무 많아 아이가 불편한 정도가 되면 이비인후과나 소아과에게 카메라를 이용하여 보면서 제거합니다. 귀지가 너무 많이 커져서 고막이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된다면 안으로 밀려들어가 고막을 건드려 손상을 입히거나 중이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니 이때는 귀지를 어느 정도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귀지를 제거할 때는 꼭 병원을 방문하여 제거할 수 있도록 하고 고막이 보일정도의 일부만 제거해 주어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유아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불편함을 소통할 수 있는 정도가 되기 때문에 귀가 가렵다고 하거나 귀로 손을 많이 가져가고 귀 안에서 소리가 나거나 냄새가 난다면 귀 속 이상신호가 발동한 것입니다. 이럴 때는 꼭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도록 합니다. 특히 냄새가 난다거나 귀지가 액체형태로 흐물거린다면 염증반응일 가능성이 높으니 빠르게 병원에 내원합니다. 여기서 원래 우리나라 사람의 귀지 형태는 두 가지가 있는데 건조한 경우와 습한 경우입니다. 마른 귀지의 경우에는 부스러기 같은 귀지가 귀 밖으로 흘러나오지만 젖은 귀지의 경우 밖으로 잘 나오지 않고 안에서 뭉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젖은 귀지의 경우 조금 뭉쳐지면 귀 밖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목욕 후에 가볍게 귀속을 닦아주는 것도 좋습니다. 젖은 귀지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습한 형태의 귀지이므로 액체형태의 귀지와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하니 액체형태의 귀지인 경우 꼭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젖은 귀지를 관리해 줄 때 면봉을 잘못 사용하면 귀지가 오히려 안으로 밀려 들어갈 수 있으므로 아이의 귓구멍보다 작은 사이즈의 면봉을 사용하여 반정도가 보이도록 넣고 바깥쪽으로 돌리듯 살짝 돌려가며 닦아줍니다. (앞서 이야기한 신생아 면봉사용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대한 귓속 점막이나 고막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살짝씩 닦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에서 귀지를 제거하는 경우 귀지가 너무 뭉쳐져 있거나 딱딱해져 빠져나오지 않는다면 약물을 사용하여 귀지를 녹여 빼내지도 하는데요. 처음에 첫째 귀지를 빼줄 때 너무 딱딱해서 약물을 받아왔는데 항생제 성분이라 이걸 귀에 넣어도 될까 하고 걱정했는데 아주 약한 항생제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의사 선생님 말씀도 완전히 믿지 못해서 약국에 처방받으면서 약사선생님께도 여쭤봤는데 이거 한통 다 써도 상관없을 정도로 약한 항생제라고 하시더라고요. 안심하면서 사용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3~4일 정도 몇 방울씩 귓속에 넣어주고 병원을 다시 방문하니 신기하게 귀지가 흐물 해져 있더라고요. 수월하게 귀지를 빼내고 시원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섰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은 귀지의 색깔이 평소와 다를 때입니다. 희거나 약간 노란 정도의 색이 정상이라고 하는데 색이 많이 어둡거나 땀이 별로 나지 않은 상태인데도 녹색을 띤다면 염증이 발생한 것일 수도 있으니 병원을 방문하도록 합니다.
이렇듯 우리 아이 귀속을 보호해 주는 귀지! 없어도 안되고 많아도 안되니 평소에 귀지 제거가 아닌 관리를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